오늘은 71주년 국군의 날입니다.
한국전쟁 직후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는 약 7만여 명.
이 중 지금까지 탈북에 성공해 고향의 품에 안긴 국군은 81명에 불과합니다.
저희 탐사보도팀은 대통령 직속 제2건국추진위원회가 지난 2000년 국군포로 구출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수행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93년 이후 탈북에 성공해 고향에 온 국군포로는 81명
이 중 국가의 도움을 받은 경우는 한 차례도 없습니다.
[유영복 / 국군포로(2000년 탈북)]
"나라가 도와줬다는 게 없지. 정식으로 북한에서 데려온 건 하나도 없잖아. 다 브로커를 통해서 온 거지."
탐사보도팀은 2000년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였던 제2 건국위원회가 국군포로 구출을 추진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현지 브로커 윤모 씨를 통해 함경북도 탄광지에 있던 국군포로 김모 씨 등 2명과 그들의 가족 3명을 구출해 중국으로 빼냈습니다.
[당시 국군포로 구출 프로젝트 참여 인사]
"그때는 국군포로라고 않고 북한동포가 있는데 호텔 좀 잡아 놔라. 연길 동북아호텔에 있었죠. 4월부터 6월 15일까지."
당시 구출작업을 주도한 건 박종화, 이해학 목사, 김거성 대통령 시민사회수석 등 제2건국위 종교계 인사였습니다.
[당시 국군포로 구출 프로젝트 참여 인사]
"그 당시 제2건국 위원회 통일분과라는 게 있었거든요. 국군포로를 데리고 오자. 김거성 비서가 아 이거 참 좋다."
그러나 곧바로 6.15 남북정상회담이 속도를 내면서 부담을 느낀 정부는 손을 놓았습니다.
[이해학 목사 / 당시 제2건국 위원회]
김대중 대통령이 북쪽하고 화해무드로 갈 때 북쪽에 납치된 군인들을 공개하는 것이 맞지 않다."
중국에 머물던 그들은 결국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습니다.
[박종화 목사 / 제2 건국위 남북교류 작업단]
"유치장에 있습니다 하면서 나한테 사진을 가져왔어요. 공민증, 군벌줄 하나하고. 실패는 실패인데 그 다음에 기도도 많이하고요. 불쌍해서…"
구출 비용은 제2 건국위 예산이 아닌 교회 헌금으로 충당해야했습니다.
정부가 국군포로의 강제북송을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유영복 / 국군포로 (2000년 탈북)]
"젊은 사람이면 몰라도 나이 먹고 출신이 국군포로라면 북한에 가면 죽어요. 그걸 각오해야지."
채널A 뉴스 이서현입니다.